매년 하는 기대지만, 올해의 자전거 붐은 확실히 다르려니 하는 기대 속에 새 봄을 맞는 40년의 자전거인생이 있다.

바로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만 27년째 삼천리자전거포를 운영하고 있는 유종남사장이다. 유사장의 자전거포 경력은 1976년부터 선경자전거, 대영자전거점을 운영한 것까지 합하여 70이 넘은 지금까지 40년의 세월을 지나온 것으로 과연 자전거와 함께 살아온 인생이라고 할 만 하다.

6.25때 황해도 옹진에서 가족 모두 무사히 피난 나와 자식들 잘 큰 것을 큰 복으로 여기고 사는 유사장은 동네 유명인사이다. 한동네에서 오래 있다보니 젊은 부부는 아기들 세발자전거 살 때 보고, 좀 더 크면 아동용 자전거로, 더 크면 통학용 자전거나 취미용 자전거를 타게 되니 자연스레 그리 된 것이다.

유사장에게 “근래 자전거 붐이 불어서 돈 좀 만지셨겠네요”하고 말을 걸어 보니 속 모르는 소리 좀 그만하라고 한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자전거 붐이 불기는 불었으나 워낙 자전거 업체가 많이 생겨 나눠먹기식이 되어 사실 재미는 별로 없었단다. 예전에는 인근에 다른 점포가 없었는데 요즘은 벌써 4개나 있다고. 또 동네 자전거포들은 판매로 인한 수입보다 수리비수입 비중이 높은데 구청 등에서 하는 무료수리 때문에 물량이 별로 없다고 한다. 유사장에게는 미안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즐거운 얘기(^^)

근래에 주변에서 문을 연 명품자전거샵들을 보면 처음에는 다 미케닉을 두고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 혼자서 하고 있단다. 수년간 이어져온 불경기의 여파인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젊었을 때 자전거를 많이 타둔 것이 오랫동안 이일을 할 수 있는 지금의 건강을 뒷받침해 주고 있는 것 같아 자전거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자전거업계에 대한 부탁이 있다면 서로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너무 제살 깍아먹기식의 경쟁은 지양했으면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