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4대강 자전거 길과 동해안 자전거 길을 완주한 라이더들은 많으나 이를 포함, 백두대간을 가로 지르는 모든 고개를 완파한 사람은 이 분이 처음이 아닌가 판단되어 소개한다.

장본인은 계명대 교양학부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문성화 교수(55세)이다. 문 교수는 2012년 제헌절에 라이딩을 시작하여 이번 8월1일에 모든 구간 라이딩을 마쳤다.

이런 고행적인 라이딩을 시작한 것은 노 무현 죽음과 관련이 많은 데 노 대통령 살아 있을 때는 지식인의 참된 책무는 아무리 좋은 시절이래도 시대의 잘못은 비판하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비판을 하였지만 막상 서거한 후에는 슬픔을 참을 길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문 교수가 있는 대구에서 김해 봉하 마을까지 자전거로 꼭 참배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첫 라이딩에 200Km를 무작정 달려갔다고 한다. 그 때는 자기 자신도 갑자기 한 일이라 라이딩 복도 입지 않고 자전거도 친구의 철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갔다고 한다.

2013년이 여름방학이 되자 낙동강 자전거 길을 빌린 자전거로 한 여름 불볕더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무조건 달려서 150km 쯤을 그렇게 달려보았다고 한다. 그때까지도 소유의 자전거는 없었는데, 자전거는 소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취감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고. 몸은 완전히 녹초가 되어 꼼짝도 못할 지경이었지만, 정신은 그렇게도 상쾌할 수 없었다고 한다.

2014년 5월 초에 비로소 지금의 자전거를 장만하여 본격적인 라이딩을 시작한 후 매주 주말이면 토, 일 가운데 하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조건 하루 종일 라이딩을 하기 시작하여 150~200km 정도는 꾸준히 달렸다고 한다. 이렇게 달리면서 라이딩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고 다른 것은 몰라도 끈기, 인내심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4대강 및 동해안 자전거길을 다 돌자 다음 목표로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모든 고개를 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고 올해 3월부터 넘기 시작하여 이번 8월 1일에 완성한 것이다.

백두대간 고개를 넘기 위해서 중간에 반드시 함께 넘어야 하는 고개까지 합치면 모두 60개, 그 중간에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인 함백산(1573m)을 두 번 올랐으며, 현재까지 1000m 이상 급은 모두 10개, 오른 횟수로 하면 14번을 올랐다. 또한 당일 200km 이상은 4번의 경험이 있으며, 300km를 한 번 달려보았다고.

문 교수는 대부분 혼자 라이딩을 하는데. 이번 주말에는 맨 처음 백두대간을 시작한 지리산 성삼재와 정령치를 한 번 더 오를 예정이며, 다음 주에는 춘천~대구 400km를 자전거길 로만 24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문 교수는 스스로에게 자문한다고, 자전거에 미쳤냐고요, 다른 사람은 이런 자기를 보면서 (좋지 않은 의미에서) 미친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좀 미쳐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이렇듯 업힐을 즐기는 이유를 보통 라이더들은 다운힐 할 때의 짜릿함 때문에 업힐을 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자기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고. 오르는 그 자체가 좋다. 목표지점에 올랐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오르고 나면 또 다른 목표가 저절로 생겨난다. 다운힐 할 때의 짜릿함과 시원함은 덤일 뿐이다.

문 교수는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말한다.“결과에 대한 실패와 성공은 다음 문제이다. 도전하는 정신이 없으면 육체의 나이가 아무리 젊어도 청춘이 아니다.”그래서 장기적으로 알프스를 종주하는 것과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북유럽 3개국을 라이딩으로 종주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문 교수의 자전거는 휠러 사이클 크로스이며, 크랭크가 48*36*26이고, 스프라켓은 9단 짜리, 본래 좀 무거운데다 장거리 라이딩을 위하여 부착물이 많아 무겁기 그지없다고. 좀 더 좋은 자전거를 마련하고 싶지만 교수 월급에 빠듯하여 그러지 못한게 좀 답답하다고, 그러다보니 다른 비싼 자전거를 타면 어떨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건 어쩔 수가 없다고

물론 문 교수는 누군가와 비교하여 자전거를 상대적으로 더 잘 타기 위해서 라이딩을 하지는 않으며, 그저 자신의 능력에 맞춰서 스스로의 페이스에 따라 라이딩을 할 뿐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장비에 따라 달라지는지 그게 궁금하다고. 나중에 좋은 자전거를 마련하면 더 많은 거리를 한꺼번에 달리고 싶은 게 작은 소망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