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나간다고 하면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고장 났을 경우에 어떻게 하느냐"라고 걱정을 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해외에서 파는 자전거 부품은 대부분 국내 제품과 호환이 된다. 그 이유는 몇 개의 업체가 전 세계 자전거 부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부품 회사를 크게 나누면 시마노(SHIMANO), 스램(SRAM), 파뇰로(CAMPAGNOLO) 이고, 이 세 회사가 전 세계 자전거 부품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그중에서 캄파뇰로는 고가 부품 위주로 생산하는 업체라서 소비층이 한정적이고, 대중적인 부품 시장은 일본 기업인 시마노와 미국 기업인 스램이 양분하고 있다.

오늘은 그 두 회사 중에서도 자전거 부품 시장 1위 기업이자 우리와 가장 친숙한 브랜드인 시마노社의 부품 등급에 대해 알아보자. (시마노 등급만 잘 알아도 자전거 구조에 대한 기본 지식은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자전거 가격은, 특수 프레임을 사용한 일부 자전거들을 제외하면 부품 등급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라이딩시 체감되는 부분에 대부분의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부품이기 때문에, 초보자가 처음 자전거를 선택할 때 부품 등급은 무척 중요하다.

주행 환경에 따른 부품군을 나누자면 MTB계열(산악자전거)과 로드(싸이클)계열로 나뉘는데, 오늘은 MTB 계열에 대해서만 살펴보자. ​

먼저 시마노 MTB 부품군 등급을 낮은 등급부터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투어니(Tourney) - 알투스(Altus) - 아세라(Acera) - 알리비오(Alivio) - ​​데오레(Deore)​​ - 데오레LX(DeoreLX) - 데오레SLX(DeoreSLX) - XT(extreme) - XTR(extreme racing)

투어니 등급이 가장 싸고(더 싼 것도 있지만 무등급에 가까우므로 생략), XTR 등급이 가장 비싸다.

이 외에도 SAINT, HONE, ZEE 등급이 더 있는데, 대중적이지 않고 익스트림 환경을 위해 특화된​ 파트들이므로 생략한다. 굳이 등급 안에 넣자면 SAINT와 ZEE가 XTR과 XT​ 사이로 들어간다.

자전거는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기계이므로 구동계가 중요한데, 위 등급은 모두 구동계에 붙여진 이름들이다.

구동계에는 뭐가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크랭크'라는 게 있다. 사람의 발에서 시작된 구동력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부품이다.

이것은 크랭크 위에 붙어서 기어를 변경해주는 '앞드레일러(앞변속기)'이다.

이것은 '변속레버(Shifter)'인데, 손으로 핸들을 잡은 상태에서 앞드레일러와 뒷드레일러를 손가락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원격 조작 장치이다.

그리고 브레이크가 있다.

사진에 보이는 부품은 전통적인 브레이크 방식에 사용되는 '림브레이크암​'이다.

사진은 디스크브레이크의 모습이다.​

오래된 저가형 자전거일수록 림브레이크를 쓰지만, 요즘은 디스크 브레이크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서 중저가 자전거도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되어 나온다.

유압식과 기계식이 있는데, 유압식은 제동력이 좋은대신 정비법이 어렵고, 기계식은 정비법이 쉽지만 대부분 패드가 한쪽만 움직이는 '단동 방식'이라서 주기적으로 패드 간격을 조정해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부품 등급중 가장 고가라인인 XTR 부품군의 전체 사진이다.

비싼만큼 당연히 부품의 완성도나 정밀도가 높고, 고장이 적은데다가 무게까지 가볍다.

다음은 한국에서 상급 자전거의 경계선이 되는 XT 등급 부품이다.

다음 등급인 SLX 등급이다.

다음은 여행용 부품군을 위해 태어난 LX 파트이다.

그 다음으로 가장 보편적인 데오레 등급이다.

입문용으로는 충분한 내구성과 완성도를 갖고 있으며 가격도 적당한 편이다.

브랜드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데오레급으로 무장된 자전거의 신차 가격은 70~100만원 정도 된다.

그리고 그 밑등급으로는 알리비오(Alivio)가 있다.

사실 이 정도의 등급으로도 1시간 이내의 출퇴근용 자전거 스펙엔 부족함이 없다.

데오레급보다 가격도 싸고 내구성이나 정밀도 역시 만족스럽다는게 기자의 의견이다.

예전에는 알리비오가 8단 기어파트까지만 나왔는데..

요즘은 9단 기어군까지 생산된다.

그 다음 등급인 아세라 부품군이다. 사실 이 정도 등급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중급에 속한다. 관리만 잘하면 5년 이상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부품들이다.

이렇게 많은 등급의 부품군이 생산 된다는 것은 제조사의 고가정책의 결과물일 수도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으로 작용 될 수도 있다. 부품 등급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쌓아놓는다면 판매점의 불필요한 고가전략에 휘둘리지 않고 사용 용도에 맞는 효율적인 구매를 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