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본 사람들은 대부분 한두 번 자전거 도난에 대한 추억이 있다. 특히 그 자전거가 돈을 여러 달 모아서 힘들게 샀을 경우 그 아픔은 오래 가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이러하기에 자전거 구매 시 신경 써야하는 장비가 와이어자물쇠이다.

자물쇠는 평상 시 뿐만 아니라 장기여행에도 필수품이다. 자물쇠라는 장비는 시중에서   많은 종류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오늘은 현재 내가 소유하고 있는 자전거에 어떤 자물쇠가 적합한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자전거를 사면 보통 서비스로 주는 자물쇠이다. 가장 저가형(3천원 안팎)인만큼 굵기도 얇고 부실하다. 이런 제품은 잠깐 음료수를 사기 위해 자전거를 세워놓고 편의점에 들어갈 때나 사용해야지, 고가의 자전거일 경우 이걸로 묶어놓고 길거리에 밤새 세워두었다간 다음날 아침에 관할 경찰서에서 통곡 할 각오를 해야 한다.

(사실 이런 걸로 경찰에 가 봤자 자전거는 찾을 수 없다. 경찰은 참고만 할 뿐이고 재수 좋으면 몇 개월 지나서 자전거 도둑은 잡히긴 하지만 당신의 자전거를 찾았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자물쇠는 약하기도 하지만 열쇠 형이라서 열쇠를 분실했을 경우 난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무게는 220g 으로 비교적 가볍다. 

다이얼번호식 자물쇠(번호키)도 많이 사용되는데, 이것도 저가형(3~5천원)인 만큼 별로 안전하지 못하다. 번호 부위를 돌 위에 올려놓고 벽돌로 내려치면 끊어진다고 한다. 열쇠가 필요 없는 대신 건망증이 심할 경우엔 그냥 1111로 해놓는게 좋다. 

비밀번호를 너무 어렵게 설정하면 '경우의 수'가 얼마나 무서운 수학인지 깨닫게 된다. 
 

  무게는 300g 정도 된다. 이 정도면 사랑스러운 무게이지만 이걸 사용하다가 300만원짜리 자전거를 도둑맞고 나면 3kg짜리 자물쇠를 사게 된다. 

그래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자물쇠가 바로 이것이다. 이름하여 '사관절락'.

쇠톱으로 공사를 해야 끊을 수 있다는 이 강철 자물쇠는 2만원 안팎으로 보급형 치고는 비싼 가격이지만, 이정도의 보안성을 가진 독일산 제품들에 비해서는 무척 싼 가격이기 때문에 많이들 구입한다. 

대만산인 이 제품은 워낙 인기가 좋아서 모조품까지 등장했는데, 진품은 사진처럼 제조회사(LJ) 로고가 붙어 있다.

이게 중국산 짝퉁인데, 로고가 없는 것만 빼고는 외형상 진품과 동일하다.
 

  그런데 이 사관절락엔 무시하지 못할 함정이 있다. 강철로 된 대신에 무겁다는 점이다.

1kg의 무게는, 100g을 줄이기 위해 자전거에 십만원을 투자해야 하는 매니아들에겐 커다란 장벽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아령으로 용도가 변경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게도 가볍고 보안등급도 높은 자물쇠는 없을까? 없다고 생각하는게 맘 편하다.

  그렇다면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너무 무겁지 않고 우발적인 타격을 견뎌내며 휴대성이 좋은 자물쇠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단,아무리 비싼 자물쇠로 채워놓는다 하더라도 하루밤을 외진 곳에 세워둔다면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 비싼 자전거일수록 전문 도둑의 타겟이 될 것이고, 이 사람들은 어떤 자물쇠도 절단할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자전거를 구입하신 분들에게 대략의 길잡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