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장기간 자전거로 여행할 시간이 3개월을 넘길 것 같으면 센겐조약(협약)이란 것을 꼭 알아두어야 한다.

유럽연합이 구성되고 국경이 희미해지면서 만들어진 센겐조약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헷갈리기가 쉽고, 간과했다간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당하게 되므로 꼼꼼한 체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약간 개정 된 부분도 있으니,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지 된 내용을 참고하여 여행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겠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센겐협약 가입국은 총 26개국인데, 개정 이전엔 입국일을 기준으로 180일 기간 중 총 90일 동안 쉥겐가입국들 내에서 무비자 체류가 가능했던 것을, 출국일 기준으로 180일 이내 90일간만 무비자 체류를 허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테면 90일 넘게 유럽을 돌아다닌 후 내일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고 했을때, 내일을 기준으로 이전 180일을 거슬러 올라간 다음, 그 180일 안에 센겐가입국에 체류했던 일수를 합해서 총 90일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넘게 되면 공항에서 벌금을 물거나 향후 센겐국가 입국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센겐조약 가입국이라 하더라도 '양자사증면제협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국가가 있고 두 가지 제도를 조합해서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국가도 있으니, 본인이 여행하고자 하는 나라들의 주한대사관이나 출입국관리소에 관련 사항을 문의해서 잘 준비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국경이 없다시피 한 유럽연합에서 어느 나라를 얼마큼 체류했고 어느 지역의 국경을 넘었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지금까지 모든 국경검문소에서 완벽하게 공유되지 못했다.

그래서 개정 이전에 입국일 기준으로 체류일을 산정했던 시절엔 단속이 복불복으로 이루어졌다.

실제 과거 사례들을 살펴보면 어느 여행자는 이 규정을 위반했는데도 아무런 제재 없이 마지막 국경을 통과했고, 어느 여행자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90일을 초과하여 페널티를 부여받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센겐 가입국들 중 이 센겐협약을 절대적으로 우선 적용하지 않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출국일을 기준으로 체류 일수를 계산한다 하더라도 마지막 통과하는 국경 검문소에서 예상치 않게 벌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유럽 국가들간 서로 출입국 기록이 확인되지 않아서 90일 미만의 체류를 했는데도 입국일로부터 90일이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검문소에 발이 묶인 사례도 있었다​.

상기 내용을 토대로 주의사항을 정리해보자면..​

센겐협약 가입국이 아니라 하더라도 한국은 여권파워가 전세계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 나라에서 30일~90일 정도의 무비자체류가 가능하다.

비센겐 국가들은 일단 우리나라와의 양자사증면제협정에 의해 결정된 무비자 체류일수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그리고 센겐국가들중 한국인 방문객에게 양자사증면제협정을 배제하고 센겐협약만을 우선시하는 나라들만을 여행할 땐 상기 문구(180일 중 90일 체류)대로 해석하면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이 두가지(센겐협약,양자사증면제협정)가 섞인 경우인데, 이 두 가지 중 어느 것을 우선 적용하느냐는 해당 국가의 고유권한이므로, 국경 검문소에서 애매한 적용으로 단속을 당했을 땐 여행자가 약자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실제로 센겐가입국임에도 센겐협약에 대해 전혀 모르는 공무원이 검문소 직원이었던 사례까지 있었으니, 가급적 유럽연합 여행은 90일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만에 하나 억울한 일을 당할 수도 있는 경우를 대비하여, 90일 이내에 여행했던 지역에서 이용한 숙박업소,교통,식당의 영수증들을 보관해두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