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서울병원 정주영 100주년기념실에 있는 짐 자전거, 아산이 타던 자전거를 재현하여 놓았다.

오는 11월 25일은 우리나라 산업계의 거목인 아산 정주영 선생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 국민들이 이 만큼이나마 살면서 자전거를 취미활동으로 타게 된 것도 호암 이병철과 아산의 덕택이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말인가?

40~50년 전만 해도 자전거를 스포츠나 취미활동으로 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염복동의 예같이 자전거를 스포츠로 우리의 민족혼을 승화시킨 적도 있지만 자전거는 그 시대엔 생활의 방편이었고 길거리에서 자전거 뒷칸에 쌀가마니를 몇 개니 싣고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것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여기에 자전거에 얽힌 아산 선생의 일화가 있으니 이 짐 자전거 한 대가 현대그룹의 초석이 되었던 것이다. 아산의 자서전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아산이 쌀가게에 취직이 되어 며칠 지나자 쌀가게 주인은 자전거를 탈 수 있겠느냐고 묻자 아산은 잘 탈 줄도 모르면서 할 수 있다고 큰 소리치고 자전거에 쌀가마니를 싣고 나갔으나 진창에 넘어진 후 삼일 밤낮으로 자전거 타는 요령을 익혀서 나중에는 한꺼번에 두 가마니까지 배달하게 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기서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쌀가게 주인어른에게 신임을 얻어 나중에 그 가게까지 순전히 신용으로 물려받아 아산이 처음으로 자기 사업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얘기이니 자전거가 중요한 포인트였다.

지금, 서울 아산 병원 본관 1층에 가면 아산 100주년 기념실이 있는데 그 곳에 아산이 탔던 자전거를 재현해 놓은 것이 있다. 굵은 철주로 후레임을 보강하여 튼튼하게 생긴 것이 꼭 아산을 보는 듯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시간이 나면 그 곳을 찾아 한 번 둘러보기를 권한다.

정치, 경제 모든 것이 답답하고 힘들어도 열심히 하면 된다는 희망이 있었던 그 때가 그립고 굳은 의지로 이 나라를 이끌던 인물들이 아쉬워서 마침 아산  탄생 100주년이 가까이 오니 자전거에 얽혀서 아산 선생에 대한 회고의 글을 한 번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