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가운데 섬진강 자전거 길은 가장 추천할만한 길이다. 4대강에 포함되지 않아서 보가 없어서 그런가? 섬진강 길은 지겨운 코스가 없다. 일반도로와 적절하게 연결되어서 함께 이용하는 것도 큰 장점이리라. 물론 차량통행 때문에 조심해야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하구의 백사장에서 바다 아닌 바다를 볼 수도 있고, 영호남을 이어주는 남도대교 근처의 화개장터를 비롯해서 매화마을의 매실 나무들 한 가운데로 라이딩 하는 것도 큰 행복이리라. 그 뿐이랴? 곡성 기차마을에서는 옛날 기적소리 울리며 달리는 기차를 구경할 수 있으며, 그런가 하면 바로 이어지는 나지막한 업‧다운 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어느새 시골길로 접어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지겨움을 느낄 시간이 없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시골 강가의 정겨움이 더욱 밀려오는데, 시간만 넉넉하다면 강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깡충깡충 뛰어서 건너보기를 권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달리는데, 만일 그때가 새벽녘이라면, 그래서 물안개가 피어오르기라도 한다면 가던 자전거를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 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섬진강 자전거 길만큼은 시간의 여유를 두고 달려보기를 권한다. 상류에서는 다슬기 탕으로, 하류에서는 재첩 국으로 식사를 한다면 그 어느 강보다도 완벽한 자전거 여행이 되지 않을까?